[플라톤] 플라톤 국가론, 국가 교육론, 국가론 요약, 플라톤 철학 정리
1. 플라톤의 국가론
우리는 최초의 공산주의자로서 플라톤을 꼽는다. 플라톤은 자신의 책「국가론」통해 이상국가의 시작단계인 ‘공유’에 대해 언급했고, 그의 이러한 사상은 후대에도 계속 연구되어 다양한 형태로 그 맥을 이어왔다. 플라톤은 국가를 구성하기 위해 3계급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는 생산자계급, 수호자 계급, 지배자계급으로 각각 직인, 군인, 철인에 해당한다.
이들은 인간영혼의 3부분에 대응하고 있으며 각기 고유한 임무를 지닌다. 수호자 계급에 있어서는 국가를 수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그 선발에 있어서 예민한 사람, 경쾌한 동작, 강한 힘, 용감하고 기개있는 정신의 소유자여야 한다. 지배자 계급의 경우는 수호자 계급에 속하는 사람 중에서 가장 덕망이 높은 사람, 또는 올바른 이성과 지혜를 지닌 철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재산과 가족, 부인을 공유해야 하며 전쟁에서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상으로 부인을 제공, 아이들 중에서 건강한 아이들을 위원의 손에 넘겨야 하며 동포 모두를 가족처럼 여겨야한다. 남녀양성에 차별은 없으며 부녀자도 신체적 조건이 허락되면 수호자 계급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는 이데아론과도 직결되는 영혼론을 계급론에 대응시켜 서술해나가도록 하겠다.
3계급은 인간영혼의 3부분에 해당하며 각각의 이데아가 또한 대응된다. 생산자계급에는 절제를 덕으로 하는 욕망이 대응하고, 수호자계급에는 용기를 덕으로 하는 심정이 대응하고, 지배자계급에는 지혜를 덕으로 하는 지성과 사려가 대응하고 있다.
국가에 있어서의 부정(不正)이 나타나는 것은 3계급 중 어느 한 계급이라도 자기 것이 아닌 직능을 침범할 때이다.
이와 반대로 3계급의 절제, 용기, 지혜의 덕이 조화를 이룰 때 정의(正義)의 덕이 실현된다.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가장 이상적인 이데아는 바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여러 국가형태를 제시하였다. 예를 들면 명예제, 과두제, 민주제, 참주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플라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국가상은 바로 철인왕이다. 즉, 국가의 정의를 실현하는데 통치자의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치자가 철학을 배우든가 철학자가 통치해야한다는 것이다. 각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맡은 바 임무를 잘 해냄으로서 올바른 국가를 형성해 나가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2. 국가의 교육론
플라톤은 나라들에서 가능한 한 지혜가 생기도록 하되 어리석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중요하다고 한다.「국가」에서도 수호자 계층의 교육을 위해서 교육과정이 제시되나,「법률」편에서는 교육과정이 보다 자세히 제시된다.
플라톤은 조기 교육과 평생 교육을 강조한다.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고 조기교육을 강조하면서 그는 17․8세 까지는 아름답고 훌륭한 것들에 대한 사랑의 혼을 심어주는 것이 야만 된다는 시가(문예) 교육과 기초 수학 교육을, 20세 까지는 무엇보다도 단순한 실생활과 생활 습관을 들이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체육 및 군사교육을 강조한다.
이렇게 해서 시가 및 체육에 의한 어린이들의 교육이 끝나면, 이제 할 일은 그 들 중에서 장차 수호자들로 키울 사람들을 선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1차 선발을 통하여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 계층 3계층으로 구분하고, 20~30에는 예비교육(propaideia)을 하여 2차 선발을 함으로써 통치자와 수호자 계층을 나눌 수 있다. 또한 30~35세에는 dialektike를, 35~50세에는 dialektike를 실무에 연관하고 나면, 50세에는 좋음의 이데아를 실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3. 당시 시대상황과 맥락
민주정이 들어섰던 그리스의 당시 폴리스에서는 중우정치, 선동, 야합들이 난무하고 있었으며 천적을 제거하기 위해 도편추방제가 이용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이에 민주정 자체에 의구심을 품던 플라톤에게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은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억울한 일로 재판에 넘겨져 배심원의 투표에 의해 사형이 결정된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던 플라톤은 군중지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다. 이에 그가 저술한 책이 ‘국가론’이다.
그의 저서에서 플라톤은 자유로운 인간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그들은 가축들이 하는 버릇대로 언제나 눈길을 아래로 향하며, 땅과 식탁위로 몸을 구부리고 포식하여 살이 찌고 교미를 한다. 이런 것들에 대한 탐욕 때문에 서로 치고 받으며,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으로 서로를 죽이기까지 한다.”
위의 인용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플라톤은 자유가 주어진 인간에게 이성적인 부분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그들은 욕망과 쾌락의 극대화를 끊임없이 추구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시 말해 민주정의 핵심인 자유가 비이성적인 인간에게 주어졌을 경우, 그 국가는 당시 그리스와 아테네의 민주정처럼 극심한 혼란만을 야기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간의 규정을 토대로 그는 철인왕이 통치하는 계급사회를 이상사회로 제시한다. 철인왕은 철학을 통해 지혜롭고 진리 그 자체를 깨달은 통치자로서 신과 같이 일체의 흠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선의 이데아와 행복의 원리를 통달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정치행위와 결정이 그 자체로 선할 수 밖에 없다고 플라톤은 말한다. 그 철인왕은 소유욕이 없어 사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가족관계에서도 해방되어 있기에 어떠한 이해관계도 작동하지 않는다.
이처럼 완전한 철인왕이 국가를 다스리게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을 ‘교육’이라고 꼽았다.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이 오직 교육을 통하여 이타적인 존재로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플라톤은 교육을 통해 교화된 인간에게 영구적인 계급을 부여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인간의 가장 주요한 부류로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승리를 사랑하는 사람, 이득을 사랑하는 사람 등 세 가지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의 계급이 완전한 수직적 관계에 놓여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플라톤이 말한 ‘정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정의’를 ‘서로 간섭하지 않고 자기의 일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즉, 플라톤이 생각한 이상국가는 철인왕을 중심으로 국가가 안정된 질서를 이뤄가는 사회라고 보았기 때문에, 계급은 각자의 역할을 규정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톤은 철인에게 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은 사실이다. 철인 만이 절대적 지배권을 가진 윤리적 구심점이었으며, 시민에게 절대적인 복종과 헌신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플라톤은 통치에 적합한 인물이 통치를 했을 때 국가가 선의 이데아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믿었다.
또한 플라톤의 국가론에서는 철인왕이 국가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소유욕이나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철인은 오로지 국가를 위해 좋은 결정만을 하게 됨으로 그 동기는 항상 선하다. 심지어 플라톤은 철인에게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관계를 맺는 것까지 우생학적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우등한 인간 만을 국가가 양육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열등한 인간이 태어나자 마자 방치하여 죽게 만드는 것도 정당한 조치이며, 그것마저 국가를 위한 ‘선’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러한 일들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부모-자식 관계를 없애고, 신화나 거짓을 만들어 내어 시민들이 믿게끔 만드는 것도 철인의 역할이라고 기술했다.
4. 플라톤 국가론 요약
제 1권 올바름이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는 축제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도중 폴레마르코스의 집으로 가서 케팔로스 노인을 만나고, 거기 있던 몇몇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대화의 주제는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이고, 여기서 소크라테스와 핵심적인 논쟁을 벌이는 사람은 폴레마르코스와 트라시마코스이다.
먼저, 폴레마르코스는 올바름이란 ‘각자에게 갚을 것을 갚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친구는 이롭게 하되 적은 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올바른 사람이 남을 해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폴레마르코스의 주장을 반박한다. 결국 폴레마르코스도 이것을 받아들인다.
다음으로 등장한 트라시마코스는 올바름이란 ‘강자(통치자)의 이익’ 이라고 규정한다. 강자는 권력을 장악하여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법률을 제정하여 약자(통치받는 자)들에게 따르라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고 진정한 선장은 선원을 생각하듯이, 진정한 통치자는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통치받는 사람들의 이익을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반론에 의해 올바름에 대한 트라시마코스의 주장도 잘못된 것으로 밝혀진다. 결국 올바름이 올바르지 못함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며, 올바름이 올바르지 못함보다 이익이 되며, 올바른 사람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제2권 올바름과 국가의 기원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는 사람들이 올바름에 대해 가진 일반적인 생각들을 제시한다. 즉, 사람들은 올바름 자체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가져다주는 보수나 평판 때문에 올바르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또한 올바른 사람보다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린다고 생각하므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생긴다면 얼마든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라우콘은 이와 같은 경우를 보여 주는 사례로 유명한 ‘기게스의 반지’신화를 들려준다.
글라우콘은 만약 기게스의 반지가 두 개 있어서, 하나는 올바른 사람에게, 또 하나는 올바르지 못한 사람에게 주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한다. 그리고 올바른 사람도 그 반지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국 올바르지 못한 짓을 행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올바름 자체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먼저 올바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올바른 국가를 가상으로 수립하여 탐색하기 시작한다. ‘최소한의 국가’가 점차 ‘호사스러운 국가’로 확대되어 감에 따라 다른 국가와 전쟁을 하게 될 상황에 놓이고,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 수호자들이 필요하게 된다.
이어서 수호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과 그 내용이 제 3권까지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플라톤의 독특한 계급구분이 나타난다. 플라톤은 국가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계급을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 시민(생산) 계급과 국가를 수호하는 수호계급으로 구분한다.
제3권 수호자들의 교육과 생활
제 2권에서는 플라톤은 국가를 구성하는 계급을 시민 계급과 (넓은 의미의)수호 계급으로 나눈다. 그리고 제 3권에서는 수호 계급을 통치자를 보조하는 수호(전사)계급과 통치 계급으로 구분한다. 결과적으로 플라톤이 제시하는 계급은 시민 계급, 수호 계급, 통치 계급 세 가지다. 따라서 여기서 보조자와 통치자를 모두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수호 계급과, 통치 계급의 보조자, 협조자, 전사를 일컫는 (좁은 의미의)수호 계급을 잘 구분해야 한다.
이런 계급 구분을 기초로, 장차 국가의 수호자(넓은 의미)가 될 어린이의 교육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여기에서는 시인들이 죽음과 저승, 그리고 영웅들을 묘사할 때 지켜야 할 규범, 설화의 서술 방법과 진행 방식, 모방, 그리고 시가의 음악적 요소를 언급한 내용들이 나온다. 시가 교육에 이어 체육 논의가 이어지는데, 체육 교육이 단순히 몸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가와 함께 혼을 단련하기 위한 교육임을 강조한다. 즉, 시가 및 체육 교육을 통해 혼의 격정적인 면과 지혜를 사랑하는 면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 교육의 일차적인 목적을 둔다.
이런 교육 과정을 모두 거치면 수호자(넓은 의미) 집단에서 장차 통치자가 될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해 온갖 시험을 치른다. 선발이 끝 난 다음에는 이들이 자기 성향을 무시한 채 신분을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허구의 건국 신화를 짓는다. 여기서 뽑히지 못한 자들은 뽑힌 자들의 보조자나 협력자가 된다. 그리고 수호자들은 같은 집에서 통제를 받으며 함께 살고, 어떤 사유 재산도 갖지 못하게 된다.
제4권 올바름 국가와 올바른 사람
제 3권의 내용을 통해서 볼 때, 국가의 수호자로 뽑힌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 할 것 같다. 사유 재산도 갖지 못하고 괘락도 누리지 못하며, 엄격히 통제된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수립 목적이 수호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구가 전체가 최대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한다. 그런 국가가 올바르고 훌륭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올바른 국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즉, 통치자들의 지혜, 수호자들의 용기,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절제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마지막으로 국가의 올바름이 형성된다. 결국 국가 차원의 올바름이란 국가를 구성하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자기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이어서 처음에 의도했던 바, 즉 국가의 올바름을 탐색함으로써 개인의 올바름을 탐색하려던 것을 실천에 옮긴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에 지혜, 용익, 절제가 있는 것처럼 개인의 혼에도 이성, 격정, 욕구의 세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가의 세 부분이 각자 제 구실을 다 하고 조화를 이룰 때 올바름이 나타나듯, 개인의 경우에도 이성의 통제에 따라 세 부분이 조화롭고 화목할 때 올바름이 형성된다고 본다. 결국 국가나 개인의 올바름은 이 요소들의 조화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제 5권 철인이 통치하는 국가
제 5권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앞부분은 수호자 집단의 공유 문제고, 뒷부분은 철인(哲人, 사리에 밝고 인격이 뛰어난 사람, 소크라테스는 이를 참된 철학자라고 표현했다.) 통치자와 관련된 내용이다. 수호자 집단에서 공유 문제는 소크라테스가 세 개의 파도라고 표현하듯이 아주 민감하고도 어려운 문제이다. 첫 번째 파도인 여성 수호자의 역할과 교육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남성 수호자와 차별 없는 대우를 요구한다. 남년 평등사상이 나타난 것이다. 두 번째 파도는 처자의 공유 문제로, 최선의 수호자 집단을 만들기 위한 혼인, 성관계, 출산과 양육의 문제 등이 다루어진다. 그리고 세 번째 파도는 지금까지 논의한 공유 문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논쟁이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지금까지 해 온 논의가 훌륭한 인간과 국가의 본보기를 찾아보기 위해서였고, 이론상으로 그려 본 국가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 가를 살펴보았다는 점에 만족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이어서 소크라테스는 지금까지 그려 본 훌륭한 국가가 나오지 못한 이유는 철학자가 지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참된 철학자가 국가의 군주가 되지 않는 한, 지금까지 논의해 온 훌륭한 국가는 결코 햇빛을 보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학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각각 존재하는 것 자체’를 반기는 사람이고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제 6권 통치자의 자질과 좋음의 이데아
제5권에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 밝혀졌으므로, 어느 쪽이 국가의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 가를 소크라테스가 묻는다. 결국 철학자들이 국가의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면 철학자들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 지를 논의한다. 철학이 이렇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사람들의 철학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철학은 유능한 사람을 무능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은 젊어서 잠시 해 볼 것이지, 그걸로 오랜 세월을 보내다가는 무능한 인간으로 전락해 버린다고 평가한다. 이렇게 되니 철학적 자질을 갖추지도 못한 엉뚱한 사람들이 철학을 하게 되어 철학의 명예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철학자가 통치하는 국가가 가장 훌륭한 국가라고 선언한 이상, 올바른 철학 교육을 통해 통치자를 양성해야 함을 피할 수 없는 임무다. 이에 따라 장래의 통치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내용과 과정이 논의되는데,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음의 이데아’이다. 그러면 이 ‘좋음의 이데아’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하는데, 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태양의 비유’가 등장하고, 이 인식에 이르기까지의 앎의 대상과 단계들을 설명하기 위해 ‘선분의 비유’가 사용된다.
제 7권 철인 통치자의 완성
제 6권에서는 ‘태양의 비유’와 ‘선분의 비유’를 통해서 ‘좋음의 이데아’에 이르는 길을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 덧붙여 제 7권에서는 ‘동굴의 비유’를 통해서 ‘좋음의 이데아’를 더욱 실감나게 설명한다. 즉, 동굴에서 평생 그림자만 쳐다보고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참된 인식 태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동굴 안은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를, 동굴 밖은 지성으로 알 수 있는 실재 세계를 가리킨다. 따라서 철학을 한다는 것은 동굴 밖의 세계, 즉 실재들을 인식하는 것인데, 이 인식에 이르기 위한 예비 교육의 단계와 내용들이 제시된다.
국가의 통치자들을 육성하기 위한 예비 교육이 끝난 다음에 변증술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거치게 된다. 변증술은 철인 통치자가 되기 위해서 훌륭한 젊은이들이 반드시 거쳐야할 최종 학문이다. 이런 단련을 거친 다음에는 오랜 세월동안 실제 경험을 쌓게 하고, 마지막으로 통치를 위한 본보기가 되도록 50세가 된 적격자들을 ‘좋음의 이데아’에 대한 인식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이렇게 해서 철인 통치자의 양성이 완성되는 것이다.
제 8권 타락한 국가와 혼
제 4권의 끝과 제 5권의 첫 부분에서, 여러 가지 국가 유형과 이것들을 닮은 혼의 유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려다가 중단하고, 실제로 제 8권과 제 9권에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국가의 유형과 그를 닮은 혼의 유형은 총 다섯 가지이다. 그 가운데 최선자 정체(철인 통치 체제)에 관해서는 이제까지 이야기했으므로, 지금부터는 최선자 정체가 타락하여 나타나는 잘못된 네 가지 유형의 국가와 인간을 다루기로 한다. 명예 정체와 그것을 닮은 인간, 과두 정체와 그것을 닮은 인간, 민주 정체와 그것을 닮은 인간, 그리고 참주 정체와 그것이다.
우선 최선자 정체가 타락하면 명예 정체가 되는데, 훌륭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출산에 실패하여 통치자들 속에 서로 다른 자질들이 섞이면서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이성적인 것보다 격정적인 것이 우세하여 승리와 명예, 재산 축적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난다. 이어서 과두 정체가 나타나는데, 이 정체에서는 끝없이 재산을 모으는 부류와 가난한 부류가 서로 대립한다.
이런 대립 상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이기면 민주 정체가 탄생한다. 이 정체에서는 ‘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과 다른 것에 대한 무관심이 민주 정체를 몰락시키고 참주 정체를 탄생시킨다. 참주는 개인의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민중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착취하며, 끝내는 자기를 키워 준 민중을 살해하는 살해자가 된다.
제 9권 마음속의 이상 국가
제 8권에 이어 참주 정체적 인간에 대한 논의가 전개된다. 참주 정체적 인간은 우리의 이성적 요소가 잠자는 동안 나타나며, 욕구가 혼을 지배하게 될 때 탄생한다. 그런 사람은 애욕과 술에 취해 있고, 미친 상태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탕진한 다음, 부모의 재산을 빼앗고 도둑질과 온갖 범죄를 저지른다. 그는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며, 가장 올바르지 못하고 가장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가장 나쁜 사람, 즉 참주 정체적 인간은 가장 비참한 삶을 산다.
소크라테스는 참주 정체적 인간이 가장 비참하고 불행하다는 결론을 내린 다음, 처음 논의의 핵심이었던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문제로 되돌아간다. 이를 위해 이성적인 부분, 격정적인 부분, 욕구적인 부분이 함께 혼합된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 본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올바르지 못함이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격정과 욕구 부분이 이성적 부분을 압도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주장을 억지 주장이라고 여긴다. 인간의 혼에 있는 성스러운 요소가 그것보다 못한 것들에 굴복당하는 것이 어떻게 이익이 된단 말인가? 그렇게 되는 사람은 더욱 사악해 질뿐이다.
결국 이성적인 부분이 욕구적인 부분을 압도하고, 절제와 지혜를 갖춘 사람이 올바름을 갖게 되며, 그런 사람의 삶이 행복하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현실이 아닌 이상 속에 존재하는 올바른 국가를 꿈꾸며 살아간다.
제 10권 올바른 삶에 대한 보상
제 10권의 내용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교육과 관련된 시와 철학의 역할이다. 여기서는 지금까지 시가 맡아온 교육을 철학이 맡아야 함을 강조한다. 시는 모방 활동으로서 실재나 진실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훌륭한 수호자들을 양성하는 교육으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학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혼의 불멸성과 올바른 삶에 대한 보상을 다룬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삶에 대한 보상을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은 뒤에 더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르의 신화’가 소개된다. 에르의 신화는 ‘에르’라는 사람이 죽은 지 12일 만에 다시 살아나서, 12일 동안 저승에서 본 것을 얘기하는 내용이다. 에르의 말에 따르면 저승의 모든 혼들은 운명의 여신 앞에서 제비뽑기를 하여 자신이 살아갈 삶의 모습들을 선택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혼들은 전생의 습관에 따라 제비뽑기를 하기 때문에, 자기가 뽑은 삶의 모습들에 대해 후회하거나 비통해 한다. 따라서 유익한 삶과 무익한 삶이 구별되며, 언제 어디서나 최선의 것을 선택할 수 있게 가르쳐 주는 학문의 탐구자가 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는 교훈을 던져 준다.
혼이 불멸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언제나 분별 있게 살면서 올바름을 수행해야 하며, 그래야만 참주와 같은 불행한 삶을 선택하지 않게 된다. 결국 올바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그 결과 때문에 사후 세계에서도 그 논리는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I. 인문학 (Humanities) > 3. 인물, 단체 연구 (Research on people, gro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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