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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I. 성장일기/명상수련 일지

6/22/2018 FRIDAY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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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고 다 이해한다는 고집 뒤에 이리저리 눈치보며 숨어있던 나 자신을 마주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뺨을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아는 것을 관념화 시켜가고, 또 이해하는 것들을 상식화 시켜가면서, 한없이 모자라고 약한 나 자신에게 갑옷을 덧붙이면서 누가 더 크고 센가 힘과시를 하고 있었고 우월감에 빠져 놀고 있었다. 나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이러한 거구나라고 새롭게 깨달았다. 안다고 하는 것을 더 굳히기 위해서 힘주기 보다는,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기 위해서 나 자신을 인정하는 습관을 키워야 하는구나라고 새로이 알았다. 내가 이렇게나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었다는 걸 내가 스스로 보았다.


단전을 두드리며 호흡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수련 도중 본 것이 나의 생각이 많이 겉돌고 있으며 다리가 저리다, 소변이 마렵다, 온도가 덥다 등등 육체적인 불편함에 빠져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도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엇이 되었건, 현재 나 자신을 인정하지 못 하고 있는 부분이 확실히 있기 때문에, 부차적인 현상으로서 이러한 징조들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당장은 내가 인정하지 못 하는 점을 모르겠다 하더라도 이러한 나의 상태를 자각한다면, 수련을 통하여 더 깊이 나 자신 속에 들어갈 수 있다. 좋고 나쁘다는 없고, 이러하다라는 현실만 인지하며 나의 상태를 진단한다면 내가 성장하는 길이 더 뚜렷히 보일 것이고 자연스럽게 낭비하고 쓸데없이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바르게 흡수하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하루 아침에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없다. 평생동안 수련을 하며 습관화해야 하는 이유다.

정법을 들으며 공부한지 3년이 되어가는데도 실력이 부족한 나 자신을 탓하고 있다는 생각은 다시 말해서 정법을 공부한지 3년이 되어가는 내가 정법을 빠짐없이 다 이해하고 알고 있다고 믿는 나의 관념이라는 걸 도반님의 입을 통하여 들으며, 내가 안다고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구나라고 느꼈고, 나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혼자서는 절대로 바르게 공부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 도반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를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의미를 한 층 더 깊이있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정법을 통해 나 자신을 정당화시키고 싶은 욕심. 정법이 무조건 옳고 내게 무조건 다 이해가 되어야만, 나는 상대에게 우월감을 표할 수 있으며, 인위적인 편안함을 느껴야만이 상대를 실망시키고 기대치에 못 미쳐서 마주하게 될 무서움과 두려움을 피할 수 있었다. 꿈 속에서 헤매이며, 현재 꿈속 이라는 걸 인지하고 깨부셔 나오려고 하기 보다는, 꿈속에서 제일 편안하고 높은 자리를 찾고 있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꿈 속의 제일 힘센 권력자가 되어서 벌거벗은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걸 보았다.


밤에 차에 가서 혼자 시간을 가지며 수련을 하였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법을 혼자서 느껴보라고 월요일에 도반님께서 숙제를 주셨다. 호흡을 바라보고 단전을 두드리며 나 자신을 들여다 보았고, 현재 느끼는 감정 하나를 잡고 들어가다가 어느 순간 기둥 뒤에 숨어서 기가 죽은 채 홀로 서성거리는 아이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보는게 너무 가엾고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 가죽을 벗은 나의 참 모습 이어서 슬펐고 여태 껏 외면하고 몰라봐줘서 더더욱 슬펐다. 한참을 울다가 저절로 그 아이에게 괜찮다며 계속 말이 나왔고 기운을 넣어주며 다독여 주었다. 서럽게 울다가 또 기운과 힘이 되는 말을 해주며 진정이 되다를 몇 번 반복하였더니 마음이 한 층 더 편하고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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