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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인문학 (Humanities)/11. 에세이 (Essay)

[에세이] 책임감의 힘

by hlee100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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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의 힘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11년에 교대를 졸업하고, 기간제를 하면서 임용고시 재수를 하면서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창 하고 있었을 때였다. 오전에는 학교에 출근을 하고, 퇴근 후 공부를 하면서 느꼈었던 점이 도무지 임용고시 공부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교육과정 책은 옆으로 밀어두고, 자기계발서나 명상서적을 읽고 있었다.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무엇이 문제인가? 왜 집중이 잘 되지 않을까?

 

  이런 임용고시 기출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것보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할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의 문제를 푸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몇 개월동안 나는 내가 어떤 방향의 삶을 살아야할 것인가라는 그 당시에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을 품으며 독서실 밤을 지새곤 했다. 간간히 '아... 이런 책을 읽을 때가 아닌데... 나는 임용고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잘 되지 않을까?'라는 현타와 함께...

 

  어느덧 10년이 지나, 2021년 6월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교직을 그만두었고, 그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한 미국이란 곳에 와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에도 물론 계속 나의 길을 공부하고 있지만, 이제서야 그 질문을 다시 돌아본다면, 조금은 감을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나의 안위만을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주 당연한 것이지만, 그 나를 위해 노력할 때만 느끼는 특유의 답답함이 있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할수도 있지만, 이 가슴을 누르는 답답함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무엇을 하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나의 안위가 아니라 조금이나마 남에게 도움되는 명분으로 집중할 때에는 그렇게 가슴이 가볍고 밝아질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은 노력이라는 느낌보다는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거웠다. 오전히 나를 위할 때에는 하는 내내 답답하고 먹먹하며 결과가 나와도 그렇게 그저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명분이 있다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나를 더욱 깊게 성장시키며 그 결과 역시 가슴을 뛰게 하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책임감인데, 나를 위한 책임감도 있지만, '상대를 위한 책임감'이라 말하고 싶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같은 일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되는 명분이라면,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상대의 삶에 영양분이 되고, 상대 역시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삶을 산다고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천국은 없을 것이다.

 

  진정한 교육자는 내 앞에 온 학생 인연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르치는 자가 포기하면 학생들은 더욱 자신을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자로써 시험치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는, 자신의 길을 찾고 가도록 이끌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교육자는 어떤 환경에 휩쓸리지 않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배울 수 있고, 모든 이가 인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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