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어떤 스토리가 눈에 들어왔다.
르엉은 9학년 대수학 수업을 들었다. 로웰의 대수학 수업은 12학년에 대학과목선이수제 Advanced Placement 시험(이하 AP 시험)을 보는 심화반과 내 가 가르치는 일반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내 수업은 수학 배치고사에서 심화반에 배정될 만큼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 학생들이 들었다. 르엉은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낸 학생은 아니었다. 그는 조용히 교실 뒤편에 앉아 있었다. 손도 자주 들지 않았고 자진해서 칠판 앞으로 나와 문제를 푸는 일도 드물었다. 하지만 곧 숙제를 채점할 때마다 데이비드 가 제출한 숙제가 늘 완벽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는 쪽지 시험과 일 반 시험에서도 A를 받았다. 답이 틀렸다고 채점했을 때는 그가 아니라 내 실수일 때가 많았다. 게다가 얼마나 배움을 갈망하는 학생이었는지! 그는 수업 시간에 완전히 몰입했고, 수업 후에는 좀 더 어려운 과제를 달 라고 공손히 부탁했다. 나는 대체 이 아이가 내 반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아해지기 시작 했다.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상황인지 깨닫자마자 곧장 수학과 부장 선생 님의 사무실로 그를 데려갔다. 상황을 설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는 않았다. 다행히 부장 선생님은 요식 절차보다 학생에게 더 가치를 두 는 현명하고 훌륭한 교사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르엉을 내 반에서 심화 반으로 바꾸는 서류를 바로 작성해주었다. 나는 훌륭한 학생 하나를 잃었지만 심화반 교사는 훌륭한 학생을 새로 얻었다. 물론 르엉은 심화반에 간 뒤로 성적의 기복이 있었고 전부 A를 받지도 못했다. "선생님 반에서 심화반으로 옮긴 뒤에 다른 학생들보다 약간 뒤처졌어요." 그가 나중에 내게 말했다. "그다음 해에 들은 기하학 은 계속 어렵더라고요. 결국 A를 못 받고 B를 받았어요. 기하학 수업의 첫 시험에서 르엉은 D를 받았다. "그래서 어떻게 했니?" 내가 물었다. "낙담했죠. 정말 실망했지만 그 일을 곱씹고 있지는 않았어요. 다음에 어떡해야 할지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찾 아가서 도움을 청했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무엇을 틀렸는지, 바른 풀이는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12학년에 올라간 르엉은 두 개의 미적분 수업 중에서 최상급 과정을 들었다. 그해 봄에 그는 AP 시험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르엉은 로웰을 졸업하고 스와스모어 칼리지 Swarthmore College에 진화했 다. 그리고 공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해 두 개의 학사학위를 받고 졸업 했다. 졸업식 날 나는 그의 부모와 나란히 앉아 함께 축하 인사를 나눴다. 학업능력평가가 수업 시간에 교실 뒤편에 조용히 앉아 있던 학생을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2년 전 그는 UCLA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박사학 위 논문은 트럭 엔진의 열역학과정에 대한 최적 성능의 알고리즘이 주제 였다. 쉬운 말로 옮기면 수학을 응용해 효율적 엔진을 만들 방법을 모색 한 것이다. 현재 그는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 Corporation의 공학자이다. 난 이도가 높고 진도가 빠른 수학 수업을 들을 준비가 안 됐다고 여겼던 소 년이 말 그대로 '로켓 과학자'가 됐다. 그 후 몇 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재능이 성취를 좌우한다는 확신이 줄 어든 반면에 노력의 결실에 대해 점점 흥미를 갖게 됐다.
이 학생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인상깊게 느꼈던 점은 주황색 하이라이트 부분이었다. 낙담했지만 곱씹고 있지 않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에 몰두하고 몰입했다는 점이다. 머리로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막상 삶을 살면서 문제가 닥쳤을 때, 큰 좌절과 실패를 경험했을 때, 실패한 경험에 집착하지 않고, 다시 문제해결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은 특별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모든 노력의 근간을 흔들정도의 큰 실패와 좌절은 더더욱 그렇다.
이렇게 하기 위한 능력도 한가지로 국한되기보다는 자기신뢰감, 열정, 노력을 지속하는 근기, 상상력, 긍정적 사고, 집중력, 회복성, 독립성, 사고의 유연성, 결단력 등 다양한 분야가 통합되어 있는 능력일 것이다. 이런 다양한 능력들은 사실 용어만 다를 뿐, 근원적인 본질을 가르치는 부분은 동일할 수도 있겠다.
여기에서 인상깊게 다가온 부분은 '효율성'에 관련된 부분이다. 시간낭비와 에너지 낭비 없이 바로 새로운 문제해결에 몰입할 수 있는 결단력은 결국 '효율성'과도 관련이 있다. 나의 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나가려는 강력한 동기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여, 미루는 습관없이 바로 직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선택을 하게 한다. 이렇게 미루지 않고 마주한 책임을 액션하는 습관이야 말로 성공의 가장 필요한 습관이라 생각한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의 다양한 훌륭한 습관 중에 하나일 것이다.
미리 준비하는 습관 - 책임을 마주하려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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