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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인문학 (Humanities)/6. 부자학 (Affluent Studies)

[습관의힘] 열망, 새로운 습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by hlee100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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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힘] 열망, 새로운 습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열망, 새로운 습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치질은 어떻게 전 세계인의 습관이 되었나?


  1900년대 초, 클로드 홉킨스(Claude C. Hopkins)라는 미국의 유명한 광고 전문가에게 옛 친구가 멋진 사업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왔다. 그 친구는 기막힌 상품을 찾아냈다며 틀림없이 대박을 터뜨릴 거라고 장담했다. 그 상품은 거품이 나는 박하향 혼합물, 즉 치약이었다. 그는 치약을 펩소던트(Pepsodent)라고 불렀다. 이미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부동산 투자에 연속으로 실패한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마피아와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는 이 벤처 사업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거라고 확신했다. 전국적인 광고 캠페인을 설계하는 데 홉킨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광고업은 그 당시 급속히 성장하고 있었다. 홉킨스는 그 무렵 광고업계의 정상에 서 있던 인물이모든 맥주 회사가 보일러에서 갓 뽑아낸 고입 증기로 맥주병을 씻기만 홉킨스는 율리츠 맥주 회사만 유독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평균함으로써 미국인들에게 흘리츠 맥주를 마시게 만든 주역이었다. 또 클레이파트라가 팜올리브 비누로 세안을 했다는 내용의 광고를 만들어 멕시학자의 거센 저항을 받았지만, 수백만 여성의 마음을 흔들어 올리브비누를 구입하게 만들기도 했다. 홉킨스는 밀알을 총으로 쏘면 배로커진다'는 유명한 광고 문구로 뻥튀기(Puffed Wheat)를 단숨에 유명한간식거리로 만들기도 했다. 그 밖에도 홉킨스 덕분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 상품은 무수히 많았다. 퀘이커 오트밀, 굿이어 타이어, 비셀 카펫청소기, 밴캠프스 포크 앤드 빈스 등이 대표적인 예였다. 그러는 동안 그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나의 삶과 광고"라는 베스트셀러 자서전에서 돈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는 얘기를 길게 하기도 했다.

  클로드 홉킨스는 소비자를 새로운 습관에 길들이는 여러 가지 법칙을 고안해 낸 것으로 유명했다. 그 법칙들은 산업계의 판도를 바꿔 놓았고, 마케터 뿐 아니라 교육 개혁가, 공중 보건 전문가, 정치인, 심지어 최고경영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이 되었다. 오늘날까지도 홉킨스의 법칙들은 청소 도구를 구입하는 일반 소비자의 행태부터 정부가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정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홉킨스의 법칙들은 한마디로 새로운 반복 행동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옛 친구가 펩소던트를 들고 찾아왔을 때 홉킨스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인의 치아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건 비밀이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치아 건강이 사회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무관심했다. 따라서 홉킨스는 친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보다는 아예 이 자체를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그는 자서전에서 당시 미야 시리얼 판매전략을 싸는 데 골몰했다며 '전문적인 지역 이론을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친구는 집요했다. 몇 번을 거절해도 계속 찾아와서 좋긴스를 설득했다. 결국 홉킨스는 친구의 정성에 굴복하고 말았다.

  홉킨스는 회사 주식 일부와 6개월의 시간을 준다면 광고 책임을 맡겠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 결정은 홉킨스의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것이었다.

  5년 동안 파트너로 일하면서, 홉킨스는 펩던트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상품 중 하나로 만들어 놓았고, 그 과정에서 미국 전역에 양치질습관을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셜리 템플소공녀와 하이너로 유명한 1930년대 인기 아역 배우 옮긴이)부터 클라크 게이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남자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옮긴이)까지 모두가 '소년트 스마일을 자랑하고 다녔다. 1930년이 되지 펩소년트는 중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과 독일 등 홉킨스가 광고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지역에서 팔렸다. 펩소넌트의 첫 광고가 나가고 10년이 지난 후에 실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양치질은 절반이 넘는 미국 국민들의 습관이 되어 있었다. 홉킨스는 양치질을 일상적인 행위로 정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홉킨스가 훗날 펩소던트의 성공 비결은 특정한 습관을 부채질하는 신호와 보상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가 밝힌 성공 비결은 강력한 힘을 지닌 연금술이어서, 오늘날에도 게임 개발자, 식품 회사, 병원을 비롯해 전 세계 영업 사원들에게 기본적인 원칙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진 폴리는 우리에게 습관 고리의 존재를 가르쳐 주었지만, 새로운 습관을 어떻게 만들어 내서 키워 갈 수 있는지 가르쳐준 사람은 클로드 홉킨스였다.

 

[습관의힘] 열망, 새로운 습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대체 홉킨스는 어떻게 했던 것일까?

  그는 욕망을 조장했다. 그 욕망이 신호와 보상을 움직이게 만든다. 그 욕망이 습관 고리를 작동시킨다. 클로드 홉킨스의 특징적 전술 중 하나는, 자신이 광고하는 제품을 매일 사용하도록 소비자를 유도하는 단순한 자극제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예컨대 퀘이커 오트밀은 아침에 한 그릇만 먹어도 24시간 동안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아침 식사용 시리얼로 팔았다. 감상 음료는 약이나 관절통, 피부 트러블 생리통 등 어떤 증상이든 초기에 마시기만 하면 깨끗이 치료해 주는 약처럼 팔았다. 곧 사람들은 눈을 뜨자마자이커 오트밀을 먹었고, 약간만 피로하면 어김없이 조그만 갈색병에 든 음료를 들이켰다. 천만다행으로 그린 피로감은 하루에 한 번밖에 찾아오지 않았다.

  펩소턴트를 팔기 위해서는 치약을 매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유도할 만한 자극제가 필요했다. 홉킨스는 치의학 교과서들을 잔뜩 쌓아 두고 앉았다.

  "재미없었다. 하지만 어떤 책의 중간쯤에서 내가 나중에 필름'이라는 이름을 붙인 점액성 치태에 관한 글을 보았다. 그때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이 치약을 '미의 창조물'로 광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희끄무레한 필름을 없애면 아름다운 치아를 가질 수 있다고!"

  홉킨스는 오로지 치태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지금까지 치태를 문제시한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치태는 우리가 무엇을 먹든, 또 양치질을 얼마나 자주 하든 상관없이 치아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얇은 막이다. 따라서 치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실제로 치태에 관심을 가져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사과를 먹거나, 손가락으로 이빨을 문지르거나, 물로 조금 세게 헹구기만 해도 치태를 제거할 수 있다. 치태는 칫솔질만으로도 제거되기 때문에 치약은 치태를 제거하는 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 당시 치의학계를 이끌던 학자 중 한 사람은 펩소던트를 비롯해 모든 치약이 무익하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홉킨스는 힘들게 찾아낸 실마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거기에 습관을 유발할 수 있는 신호가 있다고 확신했다. 곧 여러 도시가 펩소던트 광고로 도배되었다.

  '혀로 당신의 치아를 느껴 보십시오. 필름이 느껴지실 겁니다. 당신의 치아에서 하얀 빛깔을 빼앗아 가고 충치로 발전시키는 주범입니다. 또 다른 광고판에는 미소 짓는 미녀들 옆에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주변에 아름다운 치아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둘러보십시오.지금 수백만 명이 새로운 치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자이면서 왜 그대의 치아를 뒤덮은 거무튀튀한 필름을 방치하시는 겁니까? 펩소던트로 그 필름을 제거하십시오!"

  이런 광고문이 탁월한 이유는 보편적이어서 무시하기 어려운 신호,즉 치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혀로 당신의 치아를 느껴 보십시오'라는 광고문을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치아에 혀를 굴려 볼 가능성이 크다. 그럼, 치태가 느껴질 수 있다. 홉킨스는 세대를 불문하고존재하는 단순한 신호를 찾아냈다. 그 신호는 쉽게 확인되는 것이어서광고를 본 사람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광고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습관의힘] 열망, 새로운 습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게다가 홉킨스가 생각해 낸 보상은 훨씬 더 유혹적이었다. 더 아름다운 치아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더 예쁜 미소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더구나 펩소던트로 잠깐 이를 닦기만하면 된다는데! 펩소던트를 습관 고리로 만들기 위한 홉킨스의 전략적인 광고가 시작된 후, 처음 일주일은 조용하게 지나갔다. 다음 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세 번째 주가 되면서 주문이 폭주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일일이 응할 수 없을 정도였다. 3년 후 펩소던트는 해외로 진출했다. 홉킨스는 스페인어와 독일어와 중국어로 광고문을 작성했다. 10년이 지나지 않아 펩소던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 중 하나가 되었고, 그 후로도 30년 이상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치약으로 군림했다."

  펩소던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인의 7퍼센트만이 치약을 사용했다. 그러나 홉킨스의 광고가 시작되고 10년이 지난 후에는 그 수치가 65퍼센트로 급상승했다. 또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났을 즈음에는 대다수의 병사가 매일 양치질을 한 덕분에 신병들의 치아 건강에 대한 걱정도 크게 줄어들었다.

  펩소던트가 출시되고 몇 년 뒤 홉킨스는 "펩던트만으로 100만 달러(현재 환율로는 약 11억 원이지만 당시 화폐 가치를 고려하면 최소한 130억원 이상이다-옮긴이)를 벌었다"며, 성공 비결은 "인간의 심리를 적절하게 이용한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홉킨스가 말하는 인간의 심리는 두 가지 기본법칙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첫째, 단순하지만 확실한 신호를 찾아내라.

  둘째, 보상을 분명하게 제시하라.

  적절한 신호와 보상을 찾아내면 마법의 지팡이를 손에 쥔 것과 같다.펩소던트를 예로 들어 보자. 홉킨스는 치태라는 신호와 아름다운 치아라는 보상을 찾아냈다. 그것만으로 홉킨스는 수많은 사람이 양치질을일상의 관례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해 냈다. 오늘날에도 홉킨스의 법칙은 마케팅 교과서의 한 항목을 차지하고, 수많은 광고 회사에서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

  우리가 홉킨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해서그렇지, 다른 수많은 습관들도 이와 똑같은 원칙에 따라 형성되었다. 예컨대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한 보고서들을보면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달리기를 하는 명확한 신호와, 운동을끝낸 후에 편안한 마음으로 맥주를 마시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분명한 보상이 있었을 때 운동 계획을 한층 충실히 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식이 요법에 대한 연구들도" 새로운 식습관에 길들기 위해서는 미리 정해 놓은 신호(예를 들어 미리 계획해 둔 식단)와 계획대로 실천했을 때주어지는 간단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홉킨스는 "몇몇 사람의 노력으로 광고가 마침내 과학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한때 도박이었던 광고가 이제는 유능한 인재의 지휘 아래 가장 안전한 벤처 사업 중 하나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약간 허풍이 섞인 주장이었다. 홉킨스의 두 가지 법칙으로 충분하지않다는 건 분명하다.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 만족시켜야 할 제3의 법칙이 있다. 무척 미묘한 법칙이어서, 홉킨스 자신도 그 법칙에 의존하면서도 그런 법칙이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도넛 상자를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나, 아침에 무의식적으로 조깅을 반복하는 이유까지 모든 것을설명해 주는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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