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엄청 피곤하여서 마치 나의 여유를 빼앗겼다라는 마음 때문인지 별로 단전을 두드리며 내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육체적인 피곤함을 푸는 것을 우선시라고 여겼기 때문에, 나의 욕심을 품은 채로 시작하였다. 게다가 오늘은 나 자신 속 깊이까지 들어가보는 시간을 갖자는 도반님의 말씀이 있었기에, 처음부터 이 피곤함을 안고 가기가 더 부담스러웠다. 백회를 두드리며 가슴을 두드리며 몸을 풀었고, 그 다음엔 단전을 치며 도반님의 가이드를 받으며 예정하였던 대로 깊은 곳에 있는 나 자신을 만져보려는 시간을 가졌다. 단전을 치며, 그 느낌이 나는 그대로를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말을 하라는 도반님의 말을 듣고, 뜻대로 되지 않아 짜증도 났고,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같아서 화도 났다. 왜 짜증이 났고, 왜 화가 났나면 내가 벼랑 끝으로 몰린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왜 그렇게 몰린다는 느낌이 들었냐면, 내가 여지껏 믿고서 의지해 왔던 나 자신을 틀리다고 인정함으로 인해 정말 무너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나 자신을 부정하기 싫다는 그 깊게 박혀버린 관념 때문에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짜증이 일어난 것이다. 여지껏 아무런 의심없이 당연하다고만 여겼던 이런 감정들이 깊이 숨어있던 나의 관념과 질기고 질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고나니, 나 자신이 다르게 보였다. 또 오늘의 수련을 통해 나 자신이 얼마나 상대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단전을 두드리며 내 입 밖으로 나왔던 말들이 나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말해준다. 그리고 또 보았던 것은 깊이 숨어있는 나 자신과 마주하기 싫어하는 나의 현 상태였다. 그 누구의 도움없이 순전히 나만의 선택으로 노력할 수 있는 나의 성장이다. 나 자신으로 깊이 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현재 인정을 받기 위해서 성장을 하기 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말로만 성장을 논하며,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홍익인간이 되고자 하는 나의 모순을 보았다. 빛나는 삶을 삶으로써 남들에게 내가 잘났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고, 성장을 하겠다고 뻔뻔하게 말로만 나불댐으로써 남들이 나를 우러러 볼 것이라는 착각을 하였다. 여지껏 전혀 보지 못했던 나의 큰 모순을 보았다. 오늘의 수련 과정을 겪으며, 깊이 숨어있던 외로운 나 자신을 마주했을 때 내가 30년 동안 나도 모르게 빚어왔던 관념에 의지하여 편안함을 선택하고 고개를 돌린 나를 보았다. 아무리 내가 그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다하더라도 뜻대로 바라볼 수 없었던 나의 상태를 보았고, 그만큼 내가 무의식적으로 쌓아왔던 울타리가 얼마나 컸는가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단전을 두드리며 그 느낌에 집중하여서 깊이 들어간다는 것을 내가 얼마나 가볍게 여겼는지 오늘 느꼈다. 머리로 생각하며 말하는지, 단전을 느끼며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지 나도 모르게 두 길을 왔다갔다 한다. 성장을 하겠다고 말하고, 감히 내가 얼마나 편안한가 불편한가를 기준으로 세우면서 가고자 하였던 나를 보았다.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세워 성장해야 홍익인간이다. 나의 모순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모순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오늘에서야 맛보게 되었다. 편안함을 추구하며 성장하기를 바라였던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된다. 얼마나 나의 욕심으로 고집을 부려왔는지 조금이나마 실감하게 되는 오늘이다. 성장의 과정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될 것이다. 내가 억겁의 시간동안 쌓아왔던 이 고집, 혹은 식을 가볍게 여기고서 진정한 노력도 할 선택도 없이 그저 머리로 금방 깨뜨릴 거라는 객기는 절대 부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로 홍익인간이 되는 이 성장과정을 가볍게 여기지 말자. 내 성장을 원하는데 편안하고 안 편안하고를 가릴 이유가 있겠는가. 편안함을 추구하며 공부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내가 성장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명백한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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