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김승호 회장, 학력, 경력, 인생사, 가족 총 정리
1. 김승호 회장은 누구인가?
“6달러(약6600원)짜리 냉면을 파는 한인(韓人)식당의 육중한 나무 문이 겁나서 들어가려다 포기했던 사람이 이제는 하루에 일반 직장인의 몇 년 연봉(年俸)을 벌고 있다.”
‘가장 성공한 재미(在美) 한국인 사업가 10명’ 중 한명인 김승호(57) 스노우폭스(SnowFox)그룹 회장이 자신의 삶을 가리켜 한 말이다. 중앙대 재학이던 중 23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간 그는 빈민촌에 살며 사과 박스부터 날랐다. 첫 17년 동안 7개 사업(이불가게, 한국 식품점, 지역신문사, 컴퓨터 조립회사, 주식·선물[先物] 거래, 편의점, 유기농식품 유통 등)에 손을 댔지만 모두 실패했다.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은 2019년까지 1년에 16주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사장학 개론> 과정을 만들어 교육도 했다. 지금까지 2500여명의 사장들이 배웠다.
김승호 회장은1964년에 충청남도 장항에서 태어났다. 김승호 회장은 투자자이자 한인 기업 최초 글로벌 외식 그룹인 SNOWFOX GROUP의 회장이다. 한국과 전 세계를 오가며 각종 강연과 수업을 통해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SNOWFOX사는 미국 24개주 및 전 세계 11개국에 3,878개의 매장과 10,000여 명의 직원을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연매출 1조 원의 목표를 이루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외식 기업 이외에도 출판사와 화훼 유통업과 금융업, 부동산업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글로벌 외식 그룹의 대주주로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미국 중견기업인 협회 회장과 중앙대학교 글로벌 경영자과정(외식산업) 초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3,000여 명의 사업가 제자들을 양성했고, 현재 농장 경영자로도 일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중 가장 성공한 사업가 10위 안에 포함되었다.
그의 학력은 1976년 서울미동초등학교를 나와 79년 중앙중학교를, 82년 중암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중앙대 영어과에 입학했다. 1987년 대학 중퇴 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건너간 뒤 흑인 동네 식품점을 시작으로 이불가게, 한국 식품점, 지역신문사, 컴퓨터 조립회사, 주식선물거래소, 유기농 식품점 등을 운영하며 실패(40세까지)를 거듭하다 2005년 식당 체인회사인 JFE사를 6억 원에 분납조건(OWNER FINANCING)으로 인수한 후 2008년 100개 매장 돌파, 미 전역에 1,000여 개의 매장으로 확장했다. 이후 영국, 캐나다 등의 연관업체들과의 합병을 통해 전 세계 11개국, 총 매장 3,878개, 임직원 9,000여 명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저서로는 『자기경영 노트』 『김밥 파는 CEO』 『생각의 비밀』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며 장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는 스노우폭스 도시락 매장과 스노우폭스 플라워 매장이 서울 강남 중심으로 20여 개가 있다.
그의 롤모델은 없다고 하며, 존경하는 인물로는 노자, 버트런드 러셀이라 한다. 그의 인생을 바꾼 책은 노자의 『도덕경』이다. 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는 우치무라 간조 『절제의 성공학』, 버트런드 러셀 『게으름에 대한 찬양』, 노자 『도덕경』.을 말했다. 좌우명은 '나는 내 생각의 산물이다.'이다.
2.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
김승호 회장은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회장은 출입국 신고서에 제 직업을 ENTREPRENEUR라고 적는다고 한다. 사장이란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은 사장이다. 자신이 내 인생의 사장이라고 인지하는 순간, 자신의 문제로 남을 탓하지 않게 된다. 아무도 내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재벌 2세가 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모든 일은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믿는 순간 세상은 우리를 위해 일어선다.
성공하고 싶다면, 닮고 싶은 그 사람을 찾아가 물어라. 나보다 뭔가 잘한 사람이 있으면 만나자고 부탁하고 찾아가라. 제가 아는 수많은 자수성가한 사람들 역시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순히 성공하고 싶다는 소망만 품은 것이 아니라 구체적 목표와 함께 이룰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품고 죽기 살기로 노력했다는 것이다. 목표를 정해 노력한다면 결과는 두 가지뿐이다.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이다. 성공하면 그 길로 계속 가면 된다. 만약 실패해도 좀 더 현명한 사람이 되어 다시 도전하면 된다. 손해볼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행동하지 않을 때만 손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결심한 지금 즉시 목표를 정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 돈은 인격체다.
인격체란 스스로 생각하고 자아를 가진 개별적 실체를 뜻한다. 비즈니스에서는 회사도 법인이라는 인(人)이 붙는다. 법인은 사람과 동일하게 소송을 하거나 당하기도 하고 하나의 주체처럼 대해진다. 돈은 스스로 생각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으며 숫자로 이뤄줬을 뿐이지만 법인보다 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인격체다. 적은 돈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는 큰돈이 몰려서 떠나고, 자신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는 사람에게는 자식(이자)을 낳기도 한다. 이런 돈의 특성 때문에 인격체라 부른다.
◈ 반복되는 운은 실력이고, 반복되는 실패는 습관이다.
좋지 않은 일을 자주 겪게 되어 운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면 삶을 돌아보고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돈을 함부로 대하는지 쓸데없는 인연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음식은 정갈하고 제때 먹는지 집안에 들고 남이 일정한지 남을 비꼬거나 흉보지 않았는지 욕을 달고 살지는 않는지 이런 모든 면에서 자기반성부터 해 봐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은 음식을 줄이며 배가 부르게 먹지 말고 진하고 거친 음식을 멀리하고 일정하게만 먹어도 다시 운이 돌아온다. 식사를 제대로 정해진 시간에 하려면 생활이 일정하고 불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시작이다. 그러면 몸이 가벼워지고 운동을 하고 싶어지며 걷고 움직이다 보면 생각이 맑아진다. 비로소 욕심과 욕망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들고 날 때가 보인다. 대중이 움직여도 참을 수 있게 되고 홀로 반대편에 서 있어도 두려움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때 모든 것이 잘 풀리고 건강도 인연도 재물도 얻게 된다.
반면에 모든 것이 잘 풀리는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운이 좋다기보다는 일반적인 사람보다 예리하고 똑똑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사업을 해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아이템을 잘 찾고 잘 빠져나온다. 뭘 해도 술술 풀리는 것 같아 남이 보기엔 운이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많은 공부와 관찰의 결과다. 이런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운이 좋다는 주변의 칭찬에 본인도 그렇게 믿는 순간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 운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일정한 시간에 과하지 않게 정갈한 식사를 하라고 권한다.
◈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
주식시장에서는 주식과 그 주식이 거래되는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돈을 번다. 이들은 시장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자신을 경영자로 생각한다, 투자금을 모아 함께 회사를 만든다고 생각하기에 회사의 본질을 이해하려 한다. 무엇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잘 이해하고 있다. 회사의 회계장부와 연간 보고서를 꼼꼼히 살피고, 경영자와 같은 마음으로 자신만의 회사를 머릿속에 만들어 놓으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걱정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둘째 보유하고 있는 돈이 품질이 좋은 돈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자금은 돌같이 단단하고 무겁다. 이익이 생길 때까지 언제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안다.
셋째, 싸게 살 때까지 기다린다. 진정한 투자자는 팔 때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살 때를 잘 아는 것이다. 살 때 싸게 사면 파는 게 한결 쉬워진다. 성공할 회사를 아직 크지 않았을 때부터 골라 오래 기다리는 인내와 폭력장의 공포 속에서 사 모으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결국, 주식투자는 온전한 자기 자본으로 자기 스스로를 믿는 사람들이 그 결실을 가져가는 시장이다.
◈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
돈을 모으는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과는 또 다른 능력이다. 돈을 모으려면 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세밀한 지출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적은 돈을 함부로 하면 안되고, 큰 돈은 마땅히 보내야할 곳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돈을 유지하는 능력은 돈을 벌 줄 아는 사람이 돈을 모으는 능력을 얻은 후에 모아 놓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세상에서 투자는 가장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통찰과 거시적 안목이 함께해야 하고 들어감과 나옴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돈을 쓰는 능력은 고도의 정치 기술과 같다. 검소하되 인색하면 안 된다. 지출해야 할 것은 반드시 기일을 지켜 지출하고 늦거나 미루면 안 된다.
위의 네 가지 능력이 각기 다른 능력임을 이해하고 각각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 떨어지는 칼을 잡을 수 있는 사람
떨어지는 칼을 잡기 위해서는 회사의 가격이 아닌 가치를 알아야 한다.
투자 격언이라며 “떨어지는 칼을 잡지 마라.”라는 말과 “ 타기를 절대 금하고 손절매하는 것을 투자 지침으로 삼아라.”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교훈은 기술적 투자 혹은 모멘트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칼이 떨어질 때가 사야 할 때다. 떨어지는 칼을 잡는 일은 상당히 공포스럽다. 이때 가죽 장갑을 끼고 있으면 어떨까? 여기서 가죽 장갑의 한쪽은 분할 매수고 다른 한쪽은 회사의 본질 가치에 때한 확신이다.
◈ 김승호의 투자 원칙과 기준
1. 빨리 돈을 버는 모든 일을 멀리한다.
2. 생명에 해를 입히는 모든 일에 투자하지 않는다.
3. 투자를 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다.
4. 시간으로 돈을 벌고 돈을 벌어 시간을 산다.
5. 쫓아가지 않는다.
6.위험에 투자하고 가치를 따라가고 탐욕에서 나온다.
7. 주식은 5년 부동산은 10년이다.
8. 1등 아니면 2등 하지만 3등은 버린다.
◈ 두량 족난 복팔분 (頭凉 足煖 腹八分)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두고 배는 가득 채우지 말고 조금 부족한 듯 채우라는 말을 두량 족난 복팔분이라고 한다. 이는 예전부터 불교 선방 스님들 사이에서 전래되는 생활 규범이다. 복팔분이란 배의 80%정도가 차면 식사를 그만하라는 교훈이다. 이 가르침에 따르면 몸의 순환이 좋아져서 달리 병이 생기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건강뿐만 아니라 돈을 벌고 모으고 쓰는 모든 과정에 이 교훈을 적용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현장에 다녀보고 알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돈을 쓸 때는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에 지출한다. 투자를 할 때는 과도한 욕심 내지 않고 배가 부르기 전에 일어서는 것이 윤택한 삶을 가장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다.
◈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기는 법
강자들은 그 규모 자체가 커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알아도 실행이 더디다. 이들이 보지 못하는 곳이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 개선하고 도전하는 일은 약자가 훨씬 잘 할 수 있다. 독특하고 많은 아이디어로 작은 조직이라서 공격적으로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방어와 공격을 해야 하는 강자들은 순간 방심하면 약자에게 쓰러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흙수저는 금수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금수저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덩치가 큰 코끼리나 기린은 한번 주저앉으면 일어나기가 어렵다. 반면 여우는 그사이에 열 번도 더 뛰어다닐 수 있다. 차별적 변화를 찾아 빨리 움직이는 것은 약자만의 장점이다.
◈ 능구(能久)와 공부(工夫)
⌜중용⌟에 나오는 능구라는 단어의 구는 지속을 의미한다. 구체적 기간은 3개월을 뜻한다. 3개월만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본질이 바뀐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공부는 중국어로 ‘꽁후우’라고 발음하며 몸의 단련을 일컫는 말이다. 누구든지 나를 바꾸고 개선을 하려면 3개월간 지속하기를 바란다. 주식을 배우고 싶다면 3개월 동안 관련 영상들을 보고, 관련 서적을 독파해 보자. 이런 실제적 노력을 일정 기간 동안 하다 보면 이 과정으로 습관이 생긴다.
◈ 항상 투자만 하는 송 사장과 항상 화가 나 있는 그의 아내
송 사장은 장사의 신이다. 차리는 매장마다 성공이고 만드는 메뉴마다 히트다. 서울 인근에 있는 그의 디저트 카페는 언제나 손님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그의 아내 윤 씨는 항상 남편에게 화가 나 있다. 결혼생활 20년째인데 아직 집도 없고 벌어 놓은 재산도 없기 때문이다.
송 사장의 카페 직원이 4명인데 비해 뒷방 연구소에는 직원이 6명이나 있다. 송 사장은 이 카페를 전국으로 퍼뜨려 대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큰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기는 하지만 버는 돈의 100%를 재투자되니 아내 윤 씨는 돈을 만져 볼 기회가 없다. 송 사장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송 사장이 이익의 반을 부인에게 돌렸더라면 아내가 보관한 돈이 집안의 실제 자산이 되고 아내가 사업가로서의 남편을 자랑스러워서 했을 것이다.
◈ 돈을 모으는 네 가지 습관
부자가 되기 전에 부자의 태도와 습관을 미리 몸에 익혀 놔서 언제든지 부가 찾아와도 당당하게 받을 수 있는 네 가지 습관은 아래와 같다.
첫째, 일어나자마자 누워있는 상태에서 팔을 머리 위로 뻗어 두 손을 모으고 몸을 C자로 만들면서 좌우로 허리를 쭉 펴면서 기지개를 켜라. 다음엔 침대에 걸터앉아 다리를 똑바로 펴고 깍지낀 손을 위로 올리고 아래위로 허리를 편다. 기지개는 전신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돕고 순간적으로 맑은 공기를 폐에 확보하게 돼 많은 산소를 얻어낼 수 있다.
둘째, 자고 난 이부자리는 잘 정돈한다. 자신이 자고 일어난 자리를 정리하는 것은 삶에 대한 감사다. 저녁에 자신이 잘 정리해 놓은 침대로 들어가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위대한 사람이다.
셋째, 아침 공복에 물 한 잔을 마셔라. 자는 동안 폐, 피부, 호흡을 통해 배출된 수분을 보충하고 걸쭉해진 혈액을 묽게 만든다. 또한,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을 돕는다.
넷째,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라. 일정함이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이를 통해 자신에겐 믿음이 남들에겐 신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아침에 네 가지만 꾸준히 잘 하면 저절로 어깨와 허리가 펴지면서 말과 행동이 일정해지고 식생활이 번잡해지지 않는다. 이때가 되어 돈을 벌기 시작하면 돈이 사람을 더 돋보이게 한다. 이미 자리를 가려 앉고 허명을 가려낼 줄 알아 사치나 자랑에 돈을 쓰지 않는다. 당연히 좋은 인연은 남고 나쁜 인연은 끊어져 버린다.
▣ 독후감
이 책을 통해 성공한 기업가의 돈의 속성에 대해서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경영자가 아닌 사람과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들 중심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적어본 것이라고 했다. 사실 20-30세대가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가난의 밑바닥부터 거의 최상급의 위치까지 올라봤으며, 이 과정에서 돈의 여러 가지 속성을 경험해 볼 기회를 가졌다.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돈은 왜 사라지는지, 돈은 어디로 몰려다니는지, 돈은 무슨 일을 하는지, 돈은 어떤 흔적을 남가는 지를 비교적 깊고 넓게 볼 수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리하여 책 중간 중간에 서술한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3. 김승호 회장과 일문일답
만 40세이던 2004년, 전(全) 재산이던 2300달러(약 253만원)를 털어 80만달러(8억8000만원)짜리 식품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의 인생에서 반전(反轉)이 시작됐다. 그후 17년 간 회사를 키워 미국 40여개 주와 세계 11개국에 진출해 3800개 매장과 8000여명의 임직원을 둔 글로벌 외식(外食)기업 스노우폭스 그룹 회장 겸 대주주로 있다. 2019년 매출액은 8억5000만달러(약 9350억원)에 달했다.
전반부 17년 ‘7전(戰)7패(敗)’에서 후반부 17년은 ‘연전연승(連戰連勝)’으로 바꾼 김 회장은 2009년 <자기경영노트>를 시작으로 여섯권의 저서를 냈다. 특히 작년 6월 출간한 <돈의 속성>은 8개월 만에 30만여부 팔리며 이달 초 149쇄를 찍었다. 기업가가 직접 쓴 책이 이만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드물다. 그가 한 <돈의 속성> 동영상 강의는 유튜브 조회수 1100만을 넘었다.
◈ 저서 <돈의 속성>이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책을 내려고 쓰지는 않고 세상에 전달할 메시지가 있을 때만 책으로 담아 낸다. 평소 독서나 대화 중에 흥미로운 생각이나 문장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20여년 동안 돈에 대한 메모를 정리했다. 이번 책은 돈 버는 ‘방법’이 아니라 돈에 대한 ‘태도’를 지적해 공감을 얻는 것 같다. 우리 사회도 이제 돈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 이해해 볼 시대가 됐다.”
◈ 어떤 부분을 특히 강조하고 싶었나?
“돈의 가치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도울 수 있고, 남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다. 하지만 열심히 산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고, 돈을 많이 번다고 꼭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부자가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돈은 삶의 목적이 아닌 도구이다. 도구가 목적을 해치지 않게 하려면 돈을 사랑하고, 돈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다.”
◈ ‘돈을 사람처럼 대하라’, ‘돈은 인격체이다’라는 주장이 색다르다.
“나는 돈의 다섯가지 속성으로 ‘돈은 인격체다. 규칙적인 수입의 힘, 돈의 각기 다른 성품, 돈의 중력(重力)성, 남의 돈에 대한 태도’를 꼽는다. 한 예로 내 돈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돈도 존중해줘야 한다. 나는 내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라도 회사용도에 맞는 경우에만 법인카드를 쓴다. 내 회사 매장에 가도 반드시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한다. 내가 임의로 물건을 가져간다면 그들의 이익 실적에 손해를 입히는 일이다. 단 1원이라도 남의 돈이다. 남의 돈을 존중하다 보면 그 돈이 내 돈이 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 마흔살 전까지 고단한 삶을 살았다. 어떻게 버텼는가?
“이민온 지 10년(33세) 안에 300만 달러 벌어 빨리 부자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그런데 빨리 부자가 되려는 그 마음이 모든 일을 그르치게 만들고 조급한 결정을 하게 하고 있음을 알았다. 40세 이후에 다시 사업을 하면서는 절대 조급해하지 않고 벽돌집 짓는 마음으로 했다. 부자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 수입과 자산 관리에서 온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내 안의 조급함을 버리고 끈기를 내는 일의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내 자신을 이겨낼 수 있었다.”
◈ ‘돈을 버는 기술’과 ‘돈을 유지하는 능력’이 다르다고 지적했는데...
“돈을 버는 기술,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 이 네가지 능력은 잘 차려진 밥상의 네 다리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길이가 짧거나 없으면 와장창 무너지기 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들이는 노력의 10%도 벌어 놓은 자산을 지키고 불리는데 쓰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한 직업과 벌은 돈을 관리하기 위한 직업이 두 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차이에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나뉘어진다.”
◈ 벌어들인 돈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 20여 년간 한번도 돈을 빌려본 적이 없다. 자택이나 부동산은 모두 현금으로 사놓았고 금융자산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상품도 없고 신용카드 잔고도 없다. 만약에 주식 투자를 하려 한다면 마치 회사를 경영하듯, 대학 학부 과정을 다니듯, 4년은 공부하기 바란다. 좋은 선배가 있다면 수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나에게는 워렌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하워드 막스, 앙드레 코스톨라니 같은 분들이 ‘투자 선생’이다. 적어도 3개월은 주식 관련 유튜브 동영상 수백개를 모조리 보고 관련 서적을 읽어야 한다.”
◈ 또 다른 수칙(守則)이 있다면?
“나와 동일한 수준의 경제력이나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4분의 1, 즉 쿼터(quarter) 수준에서 생활하는 ‘쿼터 법칙’이다. 예를 들어 10만달러를 벌면 2만5000달러의 수입을 가진 사람처럼 살고, 100만달러를 벌면 25만달러, 1000만달러를 벌면 250만달러의 수입을 가진 사람처럼 사는 것이다. 이 쿼터 법칙은 검소함과 사치 사이에서 기준을 만들어 준다.”
김승호 회장은 “현재 내 개인 재산 규모는 50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만 40세때 253만원으로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17년 만에 20만배 가깝게 재산을 불린 것이다. 그는 “지금도 나만의 경제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하루에 3시간 이상을 경제공부나 정보를 얻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15년 낸 저서 <생각의 비밀>에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매일 100번씩, 100일간 상상하고, 쓰고, 외쳐라!”고 했다. 이번 책에서도 ‘능구(能久)’라는 표현으로 비슷한 주장을 했는데...
“그렇다. 중국 고전 <중용(中庸)>에 나오는 능구라는 단어의 구(久)는 지속(duration)을 의미한다. 구체적 기간은 3개월을 뜻한다. 3개월만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본질이 바뀐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즉 지속적으로 3개월간 내 몸을 단련시키는 일을 해내는 사람은 무엇이든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실천의 지속(持續)이다. 원하는 것을 100번씩 100일동안 써보는 것은 그것을 나에게 증명해내는 시간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바꾸고 싶거나 깊은 염원이 있으면 100일을 계속한다”고 했다.
◈ 만 40세 부터 놀랄만한 ‘인생 점프(jump)’를 했는데. 어떻게 가능했나?
“마흔살 때 현금 2300달러를 주고 나머지는 매달 5만달러씩 갚는 조건으로 80만달러짜리 사업체인 JFE사를 인수했다. JFE는 슈퍼마켓 체인에 도시락을 납품하는 회사였다. 인수 후에 나는 사업장을 쪼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생긴 이익으로 8개월 만에 전액 상환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형 사업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이어 “20대나 30대에 부자가 된 젊은이들 중에 그 부(富)를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부자가 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50세 이후다. 부는 차근차근 집을 짓는 것처럼 쌓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사업은 폼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봉사활동도 아니다. 가족과 내 자유를 얻기 위한 처절한 종교활동에 가깝다”고 책에서 언급했는데...
“한 인간, 한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일은 어느 시대나, 어느 누구이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가난한 상태는 부자 상태보다 나의 인간 본성을 유지하는데 훨씬 힘이 든다.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에 한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일이 종교로 구원 받는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의 노력과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가난 탈피는 종교로 구원 받는 것과 같다
김승호 회장은 의사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宣誓)처럼 ‘성공하는 사장의 복무 신조’를 직접 만들어 나눠주고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을 국내 매장에 붙여 화제가 됐다. 복무 신조는 “나는 직원들을 부당한 압력과 부당한 대우에서 보호할 것이다” “나는 성실하게 납세의 의무를 다할 것이며 탈세 및 기타 범죄와 관련된 사업은 하지 않겠다” 등 열 가지다. 권리 안내문은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로 시작된다.
◈ 약간 튀는 듯한 행동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직책이나 직무로 그 사람의 본질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 회사 내에선 업무로 상하(上下)가 있지만 삶에선 직책에 따른 상하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각각 스스로 존중 받는 개별 인격체이다. 나도 내 직원들을 존중하니 고객들도 내 직원을 존중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악성 고객 때문에 생긴 문제를 현장 직원이 모두 책임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영자가 이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음을 공시하며, 업무의 안정성을 유지시키고, 진상 고객에게도 도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했다.”
◈ 앞으로 남은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자기결정권 확보’에 있다. 이것은 내 삶의 통제권이 나 스스로에게 있는 상태를 말한다. 또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완벽한 자유를 누리고, 하고 싶은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고, 하기 싫은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말한다. 내가 가진 자기결정권을 죽는 날까지 잃지 않기 위해 중용의 태도를 유지하며 사는 것이 내 삶의 목표이다.”
◈ 한국의 20~30대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한국 젊은이들 모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도 진지하다. 자신의 능력과 일에서 자기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자격증이나 경력을 쌓기 위해 어느 나라 젊은이들보다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 이 열정이 국제적 시각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젊은이들과 일을 하는 쪽으로 옮겨가길 바란다. 한국은 이제 주요 선진국과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전 세계를 시장으로 이해하고 지구적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보고 국제적 기업을 만들어내는 꿈을 꾸기 바란다.”
◈ 회사 이름이 스노우폭스라니, 뭔가 사연이 있을 듯 하다.
초등학교 다닐 무렵 백 씨 성을 가져서 ‘백여우’란 별명으로 불리던 여자 아이가 있었다. 천성적으로 밝고 웃음 많던 소녀는 자신과 닮지 않은 백여우라 불릴 때마다 불쾌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다 성인이 되어 결혼한 후 어린 시절에 별명 때문에 속상했던 기억을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남편은 자신의 새 사업을 구상하다 유쾌한 장난을 치기로 한다.
깨끗하고 단정한 매장 이미지를 가진 도시락 매장을 오픈해 앙증맞게 귀엽고 섹시한 로고를 만들어 이름을 SNOWFOX(백여우)라 부르고 전세계에 퍼뜨린 것이다. 이제 아내는 더이상 백여우라 불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게 됐다. 단점을 공개하면 더 이상 흉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던 남편의 장난과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백여우를 섹시하고 밝고 깨끗한 의미로 바꿔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회사의 모든 여성 직원들도 백여우로 불리어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 김승호 회장. 강연을 할 때면 ‘100일 동안 100번 쓰기’를 강조한다.
그의 사업체 스노우폭스의 탄생 배경이다. 그의 홈페이지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와 있다. 김승호 회장은 애처가다. 대학 1학년 때 고등학교 1학년 아내를 만난 그는 아내와 사귀기도 전에 매일 100번씩 편지를 썼다고 했다. 그렇게 100일간 썼더니 소원이 이뤄져 결혼에 골인했다. ‘의지의 한국인’이다. 목표를 정하면 그 내용을 하루에 100번씩 100일간 손글씨로 쓰는 그의 ‘특별한 성공비결’이 시작됐다. 그는 이 방법으로 인생에서 무려 7번이나 꿈을 이뤘다고 했다.
◈ 상투적인 질문이다. 어떻게 성공했나?
저는 그냥 평범하다. 원래 성공하는 사람은 비범한 사람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할 뿐이다. 사회는 학교와 달리 국영수를 잘해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얼마나 깊고 진지하고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나뉜다. 미래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목표를 이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 경우는 그것이 100번 쓰기였다. 실패할 때마다 성공으로 가는 문은 다가오는 것이다. 왜냐? 더 이상 실패할 이유들이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저는 7번의 사업 모두 다른 이유로 실패했다. 나중에 그게 큰 경험이 되었다.
사업가 김승호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수퍼마켓 식품관 한 코너에서 김밥을 만들어 파는 사업이었다. 2005년 그는, 텍사스 주 휴스턴에 스노우폭스라는 ‘그랩&고(Grap N Go)’개념의 매장을 세계 최초로 열었다. 김밥과 스시 도시락을 판다. 고객이 보는 앞에서 음식을 만들어 진열대에 놓으면 자기가 먹을 걸 선택해 계산한 후 들고 나가는 시스템이다. ‘편의점과 식당의 중간 모델’이다. 임대료가 높은 도심이나 공항 등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하는데 회전율이 빠를수록 수입이 그만큼 늘 수 있다.
그는 첫 매장을 오픈하면서 책상 위에 미국 전도(全圖)를 올려놓고 주요 도시 300곳에 점을 찍었다고 했다. 이메일 비밀번호도 ‘300개매장에주간매출백만불’로 바꾸었다. 모두가 미쳤다며 비웃었지만, 그는 확신했다. 6년이 지나 그는 비밀번호를 ‘3000개매장에연간매출10억불’로 바꿨다. 목표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서울 강남의 뱅뱅사거리에 스노우폭스 첫 한국 매장을 오픈했다.
◈ 회사 운영도 남다르다고 들었다.
조용하게 관리한다. 노자철학을 적용해 있는 듯 없는 듯한다.(웃음) 제가 관여하는 7개 회사의 경영을 7명의 사장들에게 위임해놓았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 분들과 카톡방에서 보고 받고 협의만 한다. 제가 결정하는 것은 딱 3가지다. 증자에 관련된 것, 임원 인사, 신규사업 진출이다. 저는 생존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 한국을 자주 찾고 있는데...
중앙대학교 외식산업경영아카데미에서 4학기째 강의한다. ‘성공한 사업가의 최고 선행은 자신의 성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는 평소 제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제 강의는 ‘사장을 가르치는’ 일이다. 젊은 사업가들이 제가 한 실수를 하지 않고 사업을 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다. 비즈니스에도 테크닉이 있는데, 기업인들이 터놓고 가르쳐 주지 않는다. 다 경쟁자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나서 연매출 100억원, 200억원 정도 되는 사장은 정말 답답해한다. 물어볼 데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업을 하다보면 고비 때마다 일정한 패턴이 있다. 직원이 10명 정도 되면 사장이 직원들에게 일일이 업무를 다 얘기해줘야 한다. 힘든 시기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가족이 회사로 들어온다. 그러다 직원이 30명쯤 되면 ‘창업공신’의 반란이 일어난다. 생사고락을 같이한 가족과 다른 직원들 간에 격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직원이 50~100명 되면 이제는 자본과 일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 때는 도덕성, 공정성이 반드시 개입돼야 한다. 저는 직원 1명에서부터 수천명까지 이 과정을 다 겪었다. 그래서 강의 시간에는 100억 매출 시기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난관, 500억원과 1000억원 매출 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 등 주로 실무적인 내용을 토론한다. 한마디로 기업의 생사가 걸린 비즈니스 현장 교육이다. 당연히 비공개다.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호암어록』에는 “부자 옆에 줄을 서라. 삼밭에 가야 산삼을 캘 수 있다”는 대목이 있다. 그의 강의를 듣고자 찾아온 이들도 그처럼 부자가 되고 싶어서일 것이다.)
◈ 강의를 듣는 사장들이 가장 귀기울여 듣는 대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강의를 듣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의 중견기업, 외식업체 사장들이다. 그런데 이 분들이 특히 공감하는 키워드가 ‘선한 영향력’이다. 사업을 하는 목적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라는 말에 굉장히 공감하더라. 사장들은 사업 초기에 마음먹었던 선의를 잃지 말고 직원, 고객, 협력사는 물론 경쟁사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또 하나는 ‘자기결정론’이다. 돈을 벌면 뭐가 좋은가 하면, ‘내가 안할 수 있는 자유와 할 수 있는 자유’를 동시에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에 굉장히 공감한다. 저는 기업가가 기업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선의의 의도를 가진 사업가를 키우기 위해 사장 가르치는 일을 자처했다.
기업가로서의 마인드뿐 아니라 삶의 모든 행위에 있어 그의 태도는 남다르다. 그는 지극히 이타적인 행위가 지극히 이기적인 결과를 준다는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함부로 상대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만물과 만물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그 영향이 파동처럼 돌아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를 존중하는 데서 나아가 함께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타적인 사상, 이웃사랑 철학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 ‘가장 이타적인 행동이 가장 이기적인 성공 비결’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선의로 어떤 일을 열심히 하면 사업이 더 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제 목표 중의 하나는 100명의 주변 사람 백만장자 만들기다. 아주 영악한 목표다. 이 분들을 백만장자로 만들려면 저는 억만장자가 돼야 하니까.(웃음)
◈ 강연에서도 ‘100일 동안 100번 쓰기’를 강조하는가?
그렇다. 절실한 생각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면 자기의 절실한 그 목표를 글로 적고 이미지로 표현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100번을 써야 한다. 요즘 이 방법을 굉장히 많이 따라한다. 대전에 있는 어느 여학교의 학생 수천명이 학교 강당에 자기가 쓴 것을 다 붙여놓고 저를 초대한 적이 있다. 인터넷으로 옷가게를 하는 사장님이 고객들과 카톡방을 열어놓고 100번 쓰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100번을 쓰면 그 목표가 머릿속이 아니라 내 몸속에 들어온다.
목표가 명확하면 그 목표의 발원지와 연결점이 보인다. 목표와 관련된 사람과 인연, 헤쳐나가야 할 환경을 알게 된다. 그러니 써야 한다. 쓰다가 실패하면 나한테 그렇게 절박한 게 아닌 것이니 그것도 괜찮은 것이고, 써보고 기억해놓으면 인생에 평생 그런 것 한 번도 안해 봤으니 내 몸에 각인된다. 그러면 그게 이뤄질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제가 아들만 셋인데, 사업한다고 돈 빌려달라고 해도 안 빌려준다. 진짜 하고 싶으면 100번을 써보라고 한다. 쓰고 나서 이야기하자고 한다.(웃음)
한번은 한국의 젊은 친구가 저보고 ‘어떻게 하면 성공하느냐?’고 묻는데, 허리부터 펴라고 야단을 쳤다. 어깨 딱 펴고 허리 펴고 반듯한 자세로 당당하게 물어보라. 물어보는 이의 자신감 속에 이미 답이 있는 것이다. (그가 쓴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당신이 지난 5년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거나 더 행복해졌다면 그 가치나 행복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을 소망하고 원하고 노력했기에 바뀐 것이다.”)
◈ 포브스 400대 부자 진입이 다음 목표라고 했는데, 몇 년 남았나?
지금 재산으로는 미국에서 1400위쯤 된다. 5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00대 부자 순위에 오르고 싶은 이유는 제가 존경하는 명사나 부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서다. 400대 부자는 이들을 만나는 데 유용한 타이틀이다. 이미 검증된 부자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미국 사업가들과 일본 출장을 함께 간 일이 있었다. 일을 마치고 LA 공항에 도착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같은 방향이면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자가용 비행기를 대기시켰더라. 당시 8명의 동행자 중 두 사람이 포브스 400대 부자였다. 그때부터 그 목표가 생겼다.
◈ 그래서 하루 100번씩 100일을 쓰셨나보다. 그런데 포브스가 부자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인 게, 다들 매우 겸손하시더라.
크게 성공하면 자기 능력이 아닌 걸 안다. 사업을 해본 사람은 알지만, 한번 성공했다고 똑같은 방법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시대의 흐름과 환경, 문화,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다 잘 연결될 때라야 성공한다. 그래서 큰 부자는 자연히 겸손해지게 된다. 내 능력으로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 성공하면 자기가 대단한 줄 안다. 고급차에 운전기사에, 대접받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 그러고보니 김 회장은 너무 평범해서 4000억대 부자 같지 않다.
사실은 부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우리 부부도 모른다. (웃음) 물론 휴스턴에 큰 집과 좋은 차가 있다. 하지만 다른 것은 그냥 평범하다. 자가용 비행기도, 요트에도 관심 없다. 오늘도 강의 끝나면 전철 타고 숙소로 갈 거다. 먹는 것도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맥도널드 버거로 해결하기도 하고 오늘처럼 커피숍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딱히 절제하거나 돈을 아끼려는 게 아니라 그냥 생활 습관일 뿐이다. 오히려 한국에 오면 ‘의전’ 때문에 불편하다. 한국은 회사 앞에서 여직원과 마주치면 엘리베이터 버튼 문 잡고 기다려준다는데, 그런 경우라면 저는 제가 문잡고 기다려준다.
자수성가한 미국의 명사 오프라 윈프리는 “비록 나는 부의 축복에 감사하지만 부로 인해 내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내 발은 아직 땅을 딛고 있다. 단지 좀 더 좋은 신발을 신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김승호 회장도 그와 다르지 않은 듯 했다.
그는 이번에 낸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책에 “나는 이 책 안에 나의 모든 가치관을 담았다”고 써놓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책을 읽은 한 독자는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필요한 내용만 있으면서 정말 알찬 책. 몸집만 키운 커다란 보디빌더의 근육이 아닌 응축되고 응축되어 잔근육으로 꽉찬 이소룡의 근육 같은 책”이라고.
◈ 부자라서 행복한가? 아니 다시 묻자.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는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돈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기초하고 있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행복하느냐는 관점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관점으로 바꿔야 맞는 질문이다. 돈으로 행복을 사는 나만의 몇 가지 노하우를 공개하고 싶다. 상품이나 물건보다 경험이나 지식을 사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필리핀에 간 적이 있다. 필리핀에서 사온 물건들은 뭐였는지 기억도 없지만 세부의 푸른 바다와 그에 어울리는 하늘색, 그리고 해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던 곳에서 동네 아이들이 바다로 뛰어들던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 왜냐? 경험은 감정을 일으키지만 가방이나 자동차나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어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제가 무엇보다 부자로서 짜릿한 기쁨을 느낄 때는 ‘부자라도 부자로 살지 않을 때’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가방을 둘러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요즘 유행하는 영화를 보고 근처 공원에 들리는 일이다. 행복은 이미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다. 돈은 행복을 도울 뿐이다. 내가 돈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고 돈이 나를 주인으로 모시게 만든다면 돈은 얼마든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 살면서 얼마만큼의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가?
부자가 되는 것과 부자로 사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부자가 되는 것은 행운, 유산, 노력 등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부자로 사는 것은 순전히 세상 순리에 대한 공부다. 위인은 위대한 일을 해서 위대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위대해지는 것이다. 부자가 부를 모으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거나 유산을 상속받아서가 아니라 돈을 대하는 소박한 태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부를 인격체처럼 생각하면 내가 부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매 순간 혹은 모든 영역에서 저절로 답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살려고 한다.
◈ 자녀들에게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어릴 때부터 뭔가 유난히 잘해본 적도 없고 학교 성적도 뛰어난 적도 없다. 고등학교는 겨우 들어갔고 대학 1학년 때 학사경고를 받았고 이민을 핑계로 중퇴했다. 돌아보면 저를 성공으로 이끈 행동들은 모두 평범한 것들이었다. 저는 모임이 정해지면 제 시간에 도착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구두를 닦아 신고 다녔다. 사람을 기다리게 하지 않았고 코털이 보이지 않게 주의했다. 언제나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상스러운 말을 하지 않았다. 바로 그런 것들로 제게 자본이 없음을, 학위가 없음을, 가난함을, 경험 없음을, 소심함을, 부끄러움을, 모자란 지식을 대신했다. 저는 성공이 비범하거나 대단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평범한 일을 비범한 일로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책에 쓴 것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역시 평범함이다. 제가 잘한 것은,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끈기 있게 했다는 것이다.
◈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고 끈기있게 행하라
만남 내내 그는 뜸들이지 않았고, 진솔했고, 시크했다. 그의 주장은 조용했지만 명쾌하고 단단했다. “생각의 힘을 믿어라,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지금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스스로의 운명을 만든다….” 우리가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평범한 것들을 그는 몸으로 실천해낸 것이다. 김승호 회장과의 만남은 유쾌했다. 넓은 세상을 주유(周遊)하고 온 사람이 폼 잡지 않고 들려주는 잔잔한 성공담이었다.
'I. 인문학 (Humanities) > 3. 인물, 단체 연구 (Research on people, gro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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