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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인문학 (Humanities)/9. 스케치 (Sketch)

[스케치] 우리 모두가 어쩔 수 없었다

by hlee100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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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우리 모두가 어쩔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어쩔 수 없었다

 

블로그 글쓴이

 

누구나 큰 상처를 준

사람 몇 명씩은

가슴에 묻어 두고 산다.

 

묻은 줄도 모르고 살다가

미움이 덩그러니 붙고

서러움이 덩그러니 붙어

못난 자리로 남아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어쩔 수 없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했지?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상처를 줬을까?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그럴 수 밖에 없이 살아가기에

부딪히고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것은 내가 그러하듯이

그것은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어쩔 수 없었다.

그러기에 상처가 아니다.

 

상처가 아니라

모두가 그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임을

이해하지 못한 멈춤이다.

 

이해하면 사리지니,

실재하는 상처가 아닌 것이다.

 

어쩔 수 없었음을 간곡히 이해하려는

가늘고 깊은 탄식을 시작으로

나 자신부터 어쩔 수 있음을 알아가는

자류로운 인생의 들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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