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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정보기술학 (IT)/4. 그래픽 콘텐츠 (Graphic Contents)

2013 MBC 문화드라마 "기황후"

by hlee100 2018.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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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을 통해 기황후라는 드라마를 추천받았다. 나도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지라 익숙한 드라마 제목이었다. 그리하여 보기 시작한 드라마를 며칠 안걸려 모든 에피소드를 주파하였다.



기황후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의 기획의도에서 "이제 700년이 지난 오늘날, 사랑과 권력을 향한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드라마를 통해 새롭게 복원하려 한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 이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MBC 관계자는 2013년 8월 28일 "그것을 다르게 보는 관점도 있다. 두 일간지 인터넷 판에 실린 '서울대 이강한 교수'의 주장을 읽어보라"고 말했다. 반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응한 이강한 교수는 "기황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처음 듣는 이야기", "충혜왕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궁궐 내 방직 공장을 차려서 여종을 끌고 와서 말 안들으면 때려 죽였다", 기황후와 충혜왕을 긍정적으로 봤다는 자신의 논문 관련 보도에 "내 논문에 그런 평가 없다. 그 사람들 내 논문을 읽어보기는 했다는 거냐"고 되물었다.

한편 장영철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특히 자료가 적어서 많은 부분을 창작할 수밖에 없었고 70%이상은 허구의 인물들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영 기간 동안 일부 시청자들은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역사적 사실과 동떨어진 설정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성토하였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각자의 관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모두 떠나, 작품만 놓고 본다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2018년 현재 보았지만, 2013년 작품이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모든 스토리가 개연성 있게, 긴장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들을 고민한 흔적들도 많이 보였다. 이런 분석적인 평보다는 나는 각각의 인물들의 인생과 그들의 고뇌, 그리고 선택들을 보면서 다양한 인물들의 입체적인 입장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그렇게 성장할 수 밖에 없었음을 볼 수 있었다.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이지만, 각각의 사연이 있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나 연출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사는 삶에도 적용해보면서 시청하게 되었다.





총 51편의 드라마를 모두 보면서 초반에는 왕유라는 등장인물이 가장 많이 와 닿았다. 말 수가 적고, 미리 파악해서 책략을 짜고 실천에 옮기는 것 등, 말을 할 때는 꼭 필요한 말만 하는 부분 등이 있다. 물론 어디에서나 상대방의 위치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신념만을 말하는 것은 내게는 고집스러워보이는 부분이긴 헀다. 이런 너무나 강해서 부러질 듯 한 부분은 제외하고, 그 외에는 하는 말마다 와닿는 것이 많았다. 왕유가 주인공으로 되었어도 이해가 갈 만큼 인성이 갖춰진 왕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역사 안에서가 아니라, 이 작품 안에서 말이다.


점점 종편으로 가면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인물은, 탈탈 대승상이다. 탈탈은 처음에는 책략가로 시작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여 끝에는 대승상이 된다. 처음에는 너무 뻣뻣해서 좋은 호감은 없었지만, 가면 갈 수록 공과 사를 구분하여 공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을 보고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 특히 백안이 본인의 초심을 잃고 사심으로 권력욕에 집착하자, 탈탈이 끝내 자신이 모시던 백안을 스스로 칼로 찌르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백안 대승상의 신념에는 백성이 없었다.", "예전에 내게 부탁한 것을 기억하느냐? 혹시나 백안 대승상이 연철처럼 되면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등의 말을 하면서 총 드라마 중 가장 많은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려는 그 공심을, 수 많은 환경과 조건들을 떼어내면서까지 선택하는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보자면, 시종일관 백성들만을 위하는 공심으로 선택했던 기황후가 으뜸이다. 하지만 기황후는 다른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탈탈의 인물에서만큼 공심의 기준이 깊게 박히진 않았던 것 같다. 기황후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모두 다 알아도 모른척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감정이 아주 복받치고 억울한 환경 속에서도 침착하게 입을 다물 때는 다물고, 물러나면서 바른 수를 두었다. 이런 인내와 통찰력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말도 안되는 억울함조차도 모두 다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하며, 나설 때는 나서고, 입을 닫아야할 때는 철통같이 지켜내며 감정을 따르는 선택이 아니라, 바른 선택을 하였다. 이런 부분이 가장 와 닿은 것 같다.



여담이자만, 하지원의 연기력에도 많이 감탄했다. 혹시 내가 저 장면을 촬영하는 배우로 있다면, 나는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멋진 배우임을 다시금 알게 된 것 같다.


여러모로 많은 느낀 점을 남겨주었고, 또 혹여 나중에 제작과 관련된 일을 할 때, 의식하며 쓰던, 모르고 쓰던, 좋은 재료나 소스들을 얻은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아직 기황후 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보라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와닿았던 장면을 추출해서 함께 올려본다.






기황후 드라마 보러가기 (Go to Watch Empress Ki with Eng 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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