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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I. 성장일기/명상수련 일지

7/23/2018 MONDAY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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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서 안 보이던 감정들이 오늘 수련 시간에 다시 올라왔고, 힘들어서 울부짖던 나를 외면하고 있었다는 그 미안함 때문에 도반님에게 자각한 점을 나누는 와중에 또 눈물이 흘러나왔다. 이해가 벌써 되었다하며 깊은 곳에서 외치고 있는 나 자신을 알아봐 주었으니 이제 끝났다는 생각은 금물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30년 동안을 외면해왔던 나약한 모습의 나 자신이고, 그토록 오랫동안 봐달라고 품어달라고 외쳤음에도 단 한 번도 돌봐주지 못 했던 그 시간들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련 시간이 다가 올수록 내 앞에 도반님에게 나는 이러한 말을 하고, 이러한 자각을 나누겠다며 상대방의 마음에 들게끔 정리하고 반듯하게 다듬어진 말들을 내뱉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외부적인 시선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모습을 느꼈다. 나라는 관념, 이미지를 철저히 나의 식으로 쌓으면서 빚어 왔고, 그 이미지만이 나 자신이라고 여기고선 무조건 나의 입맛에 맞는 해답을 찾아왔고 갈구해왔다. 내게 편한 관념들만을 겹겹이 쌓아가며 나라는 껍데기를 만들어왔고, 그것이 나를 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철석같이 믿어왔다. 고집부리며 믿어온 만큼 나 자신을 외면하고 있었다. 알아차렸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깊은 자각으로부터 공부는 시작된다. 줄곧 머리로 이해했다고 하여서 그 부분에 대해 공부를 다 끝내 버렸다고 착각하는 관념이 내 안에 자리잡고 있다.

단전을 두드리며, 단전을 치는 와중에도 나는 상대방의 시선을 많이 의식한다는 걸 보았다. 눈을 감고 단전을 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상대가 마치 만족해야 한다는 듯이, 나의 의식을 밖에 두고서 단전을 치는 시늉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도반님께서 집어주신 대로 허리를 치켜 세우고, 호흡을 느끼고, 단전을 더 세게 치며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자 하였다. 일상생활을 하며 나의 의식이 안에 있지 않고 얼마나 밖에 머물러 있는가 느꼈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들이 곧 나 자신을 알아봐달라고 외치는 그 울부짖음이었음을 자각하였다. 답답함, 외로움, 껄끄러움, 등 이러한 감정들의 해결책을 무조건 밖에서 찾으려고 애써오던 나다. 정법이라는 진리의 가르침조차 내가 쌓아 온 관념들의 일부분이였다는 걸 본 순간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마치 벽에다 외치는 것처럼 희망을 잃었을 그 불쌍한 모습을 봤고, 그 가엾은 모습이 나 자신이였다고 클릭이 된 순간 또 다시 어제 느꼈듯이 그 슬픔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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